영생인 개봉 : 202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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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씨는 모델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찍겠다며 일본 TV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팀이 붙었다. 예진 씨가 톱 모델이라서? 아니다.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예진 씨는 1945년생, 80세가 가까운 나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의문을 갖겠지만, 사실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인 예진 씨는 그 후유증으로 나이에 비해 덜 늙는 증상을 겪고 있다. 그런 증상을 가진 이들을 일러 ‘영생인’이라고 부른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를 취하고 있는 〈영생인〉은 원폭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감금당하고,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예진 씨를 통해 다르다는 것에 민감한 한국인의 이중성을 폭로하는 듯하다. 그 때문에 예진 씨의 발언은 중반이 지나면 일종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데, 그렇다고 이 영화가 한국인이 가진 부정적인 기질을 파고들려는 목적이 있는 건 아니다. 대신 장르의 정체성을 살려 예진 씨가 가진 불멸성을 좀 더 밀고 들어가 예상치 못한 결말로 충격을 전달하는 게 특징이다. (허남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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