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앤씨 1990
Storyline
"오라, 그리고 보라": 전쟁이 앗아간 순수의 얼굴, '캄앤씨'
1985년 개봉한 엘렘 클리모브 감독의 영화 '캄앤씨(Come And See)'는 단순한 전쟁 영화를 넘어, 인류가 겪었던 가장 참혹한 비극 중 하나를 가감 없이 스크린에 담아낸 걸작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에 점령된 벨라루스(옛 바일로러시아)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전쟁이 한 소년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처절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선사합니다. 이 작품은 개봉 이래 수많은 비평가와 관객들에게 '가장 끔찍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반전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쟁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잔혹한 전쟁의 한복판에서 영웅적인 빨치산 활동을 꿈꾸는 어린 소년 홀리오(플료라)의 순진한 열망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빨치산 지휘관 코사크 분대를 동경하며, 전쟁 영웅이 되어 조국을 지키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빨치산에 가담합니다. 그러나 그가 마주한 현실은 영화 속의 영웅담과는 거리가 먼 생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독일군이 빨치산 활동 영역을 포위하며 잔혹한 진격을 시작하자, 홀리오는 의료진으로 남겨진 소녀 글라샤와 함께 마을로 향하게 됩니다. 텅 빈 마을,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늪지로 피신했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어렵게 그곳에 도착한 홀리오를 기다리는 것은, 그의 어린 영혼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참혹하고 비극적인 현실이었습니다. 영화는 전쟁의 무의미하고 파괴적인 광기를 홀리오의 시선을 통해 집요하게 따라가며, 그의 얼굴에서 천진난만함이 사라지고 고통과 절규로 뒤덮이는 과정을 생생하게 포착합니다.
'캄앤씨'는 단순한 전쟁 서사를 넘어, 전쟁이 인간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어떻게 말살하는지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집니다. 엘렘 클리모브 감독은 극단적인 하이퍼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적 연출을 결합하여, 관객이 마치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주연을 맡은 알렉세이 크라브첸코는 촬영 당시 14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광기에 휩쓸려 점차 피폐해져 가는 홀리오의 내면을 섬뜩할 정도로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그의 얼굴은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전쟁이 한 개인에게 남긴 지울 수 없는 상흔을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잔혹한 장면들로 인해 '심리적 고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 불편함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전쟁의 진짜 얼굴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캄앤씨'는 전쟁의 허망한 영광 뒤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고통과 상실을 정면으로 다루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영화가 선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원한다면, '캄앤씨'는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는 필수 관람작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42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러시아
제작/배급
모스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