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만가 1990
Storyline
비극적인 운명의 굴레, 벗어날 수 없는 사랑과 복수의 덫에 걸린 여인들: '복수의 만가'
1980년대 후반 홍콩 영화의 격정적인 에너지가 살아 숨 쉬는 가운데,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선 깊이 있는 드라마로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수작이 있습니다. 바로 양본희 감독의 1989년작 '복수의 만가(The First Time Is The Last Time)'입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 유덕화가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중심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홍콩 금상장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오가려(캐리 응)와 신인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가려(시즌 마) 두 여배우의 비극적인 서사에 있습니다. '여성판 감옥 영화'의 틀 안에서 사랑과 배신, 복수와 연대라는 인간 본연의 감정들을 처절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잊히지 않는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불량 소녀 옥봉(오가려, 시즌 마)의 맹목적인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마약 조직의 일원인 연인 로버트를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을 만큼 뜨거운 마음을 바칩니다. 하지만 로버트는 옥봉의 순정을 잔인하게 이용합니다. 자신의 조직 두목과 간부, 심지어 형까지 죽였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수감된 위니(오가려, 캐리 응)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옥봉을 죄수의 길로 내몹니다. 로버트를 향한 사랑 때문에 기꺼이 감옥에 들어간 옥봉은 험악한 교도소 생활 속에서 위니를 찾아 나섭니다. 교도소 내 우두머리 '히맨'과의 충돌로 위기에 처한 옥봉을 한 죄수가 구해준 것을 계기로, 둘은 점차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줍니다. 그러나 잔인한 운명의 장난처럼, 옥봉은 그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인물이 다름 아닌 자신의 목표인 위니임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구해준 친애하는 친구에게 칼을 겨눠야 하는 끔찍한 딜레마에 빠진 옥봉은 깊은 고뇌에 잠깁니다. 위니 역시 비극적인 과거를 안고 있습니다. 아편에 중독된 아버지 때문에 창녀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는, 마약 조직을 수사하던 용이라는 남자와 만나 짧지만 행복한 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용의 신분이 탄로 나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자, 위니는 그의 복수를 위해 조직의 두목과 간부들을 살해하고 감옥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서로의 아픔과 과거를 알게 된 옥봉과 위니, 과연 이들은 복수라는 비극적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복수의 만가'는 80년대 홍콩 느와르 특유의 거칠고 암울한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여성 캐릭터들의 내면과 관계에 깊이 집중하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선 인간적인 비극과 드라마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정적 동요를 선사합니다. 특히 오가려 배우의 파워풀하고 인간적인 연기는 제9회 홍콩 금상장 여우주연상 노미네이션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메그 람 역시 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영화의 연기 앙상블이 돋보입니다. 잔혹한 폭력과 어두운 현실 묘사가 포함되어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 그만큼 진솔하고 처절한 스토리텔링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수작임은 분명합니다. 홍콩 영화 황금기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을 경험하고 싶다면, '복수의 만가'는 당신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각인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91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홍콩
제작/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