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 1998
Storyline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던 연인, 이과수 폭포 아래서 길을 잃다: <해피 투게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세계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인 <해피 투게더>는 1997년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수많은 영화 팬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장국영과 양조위, 두 전설적인 배우가 홍콩의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에서 펼쳐내는 격정적이고 애잔한 사랑 이야기는 단순한 멜로 영화를 넘어, 상실과 고독,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서 '나'를 찾아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합니다. 제50회 칸 영화제에서 왕가위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주며 그를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린 이 작품은, 개봉 당시에는 드물었던 퀴어 로맨스를 밀도 높게 다루며 홍콩 퀴어 영화의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는 홍콩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아르헨티나로 건너온 보영(장국영 분)과 요휘(양조위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우연히 사게 된 등 속에 그려진 이과수 폭포의 장엄한 풍경에 매료되어, 함께 그곳을 찾아가기로 약속하죠. 그러나 낯선 땅에서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고, 사소한 다툼 끝에 보영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남긴 채 요휘를 떠납니다. 깊은 상처를 입은 요휘는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를 벌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탱고 바에서 일하며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견딥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탱고 바에서 보영과 재회하게 됩니다. 보영은 다시금 요휘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지만, 과거의 아픔이 두려운 요휘는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하지만 손을 다쳐 만신창이가 된 보영의 모습을 본 요휘는 그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돌봐주게 됩니다. '다시 시작하자'는 보영의 말은 요휘에게는 희망이자 동시에 반복될 상처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들의 관계는 이국적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풍경 속에서 위태롭게 이어지며, 폭포를 향한 여정처럼 위태롭고 예측 불가능한 사랑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해피 투게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과 감각적인 연출은 영화의 깊이를 더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점프 컷과 슬로우 모션,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대비되는 색채와 몽환적인 촬영 기법은 관객을 보영과 요휘의 복잡한 내면으로 끌어들입니다. 특히 불안하면서도 허무한 감정을 담담히 뇌까리는 독백은 영화의 서정성을 한층 높여줍니다. 장국영과 양조위, 두 배우의 눈부신 연기 앙상블은 이 영화의 심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황하고 불안해하는 보영의 자유분방함과 그런 보영으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놓지 못하는 요휘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두 사람의 미묘한 화학 반응과 잊을 수 없는 댄스 장면은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두고 홍콩인들이 느꼈던 심리적 불안감과 정체성 혼란이, 낯선 아르헨티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두 남자의 관계에 은유적으로 투영되어 있다는 점 또한 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사랑, 고독, 그리고 '집'을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에게 <해피 투게더>는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사색을 선물할 것입니다. 이 아름답고도 아픈 여정을 당신도 함께 경험하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배우 (Cast)
러닝타임
120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홍콩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