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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변명

The Long Excuse

2017. 2. 16.드라마12415세관람가

감독: 니시카와 미와

Storyline줄거리

도쿄의 겨울빛처럼 서늘하고 투명한 영화. 아주 긴 변명은 사랑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사랑을 배워가는 한 남자의 더딘 고백을, 숨 고르듯 담담하게 따라간다. 스타 작가로 잘난 척하던 주인공은 하루아침에 남편도, 아빠도, 연인도 아닌 ‘남겨진 사람’이 된다. 내내 멀쩡한 얼굴로 버티지만, 손끝에서 자꾸만 삐걱거리는 일상이 그를 배신한다. 담백한 화면, 고요한 리듬 속에서 영화는 슬픔을 소동 대신 생활의 무게로 보여준다. 말보다 생활이 앞서는 작품이다. 어느 비 오는 밤, 버스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그는 그 순간 다른 곳에 있었다.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세상은 조문을 요구하고, 그는 예의 바른 얼굴을 준비한다. 같은 사고로 아내를 잃은 트럭운전사와 그의 두 아이가 그의 삶에 들어오면서, 영화는 뜻밖의 동행을 그린다. 학교에 데려다주고, 도시락을 챙기고, 아이가 밤에 깨면 토닥인다. 큰 사건은 없다. 대신 매일의 작은 장면들이 조용히 쌓인다. 그 쌓임이 이야기의 힘이다. 말끔한 회한이나 눈물의 폭발 대신, 늦게 오는 부끄러움과 작게 시작되는 다정이 서사를 이끈다. 니시카와 미와의 연출은 과장 없이 정밀하다. 바람 스치는 빨래줄,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새벽길의 트럭 헤드라이트 같은 생활의 질감이 감정의 파도 대신 출렁인다. 카메라는 멀찍이 서서 인물의 허세가 벗겨지는 과정을 기다린다. 음악은 앞에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더 깊이 스며든다. 계절이 바뀌듯 마음도 천천히 움직인다는 걸, 영화는 시간을 들여 보여준다. 배우들의 얼굴이 이야기의 언어다. 마사히로 모토키는 겉으로는 냉정하고 안으로는 텅 빈 남자를 미세한 눈빛으로 그린다. 말끝을 삼키는 순간, 아이들 앞에서 어색하게 미소 짓는 틈, 혼자 남은 밤의 굳은 옆모습이 그의 변명을 부서뜨린다. 트럭운전사를 연기하는 테케하라 피스톨은 거칠지만 선한 체온을 가진 사람으로 선다. 일하느라 지친 어깨, 아이를 안아 올릴 때의 숨소리, 허허 웃으며 견디는 버릇까지 살아 있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불균형의 호흡—서툰 다정과 투박한 성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작품이 건네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뼈에 남는다. 사랑은 말과 포장으로 증명되는 게 아니라, 설거지와 등원, 기다림과 사과 같은 작은 행동으로 남는다는 것. 상실은 벌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유가족의 이야기이면서도, 결국 ‘살아남은 우리’의 이야기다. 미안함을 삶으로 갚는 법을 배우는 과정, 그 느리고 단단한 성장담이 오래 머문다. 왜 반드시 봐야 할까. 세상을 떠들썩하게 흔드는 대신, 우리 각자의 하루를 조용히 어루만지는 드문 영화다. 눈물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서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가슴 한쪽이 환해지는 경험을 선물한다. 다음 날 아침, 평소처럼 커피를 내리면서도 문득 누군가의 등을 더 부드럽게 쓰다듬고 싶어질 것이다. 삶을 조금 더 진심으로 살고 싶어지는 두 시간—이 영화를 놓치면 후회할 것.

Trailer예고편

Cast (4)출연진

Crew제작진

후카츠 에리출연
쿠로키 하루출연
㈜영화사 진진배급사
상세 정보
개봉일
2017. 2. 16.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4분
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일본
제작사
-
제작상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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