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줄거리
도어벨 소리와 스캐너의 삑 소리가 하루의 리듬이 되는 남자, 그리고 사람들의 집을 돌며 “괜찮으세요?”를 묻는 게 직업인 여자. 켄 로치의 ‘미안해요, 리키’는 그들의 집에 초대장을 보내듯 들어가, 하루가 어떻게 한 가족의 체력을 갉아먹고도 내일을 약속하게 만드는지 차분히 보여준다. 현란한 장치 없이, 우리가 익히 아는 길과 버스, 택배 상자와 식탁 위 소금통으로 세계를 만든다. 영화는 큰소리로 울부짖지 않지만, 보고 나면 한동안 가슴이 묵직하게 울린다. 리키는 “사장님”이라 불리지만 사실 누구보다 많은 규칙에 묶여 있는 택배 기사다. 삭막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트럭 문을 닫는 순간부터 그의 시간은 초 단위로 쪼개진다. 주소, 바코드, 서명—단순해 보이는 동작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오후를 덮친다. 그의 아내 애비는 돌봄 노동자. 친절한 인사를 시작으로, 손을 잡아주고, 식사를 챙기고,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버스는 지나가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어린 딸은 부모의 빈자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채운다. 어떤 날은 반항으로, 어떤 날은 애틋한 쪽지로. 서사는 큰 사건의 폭발보다, 작은 누적의 무게로 압력을 올린다. 그래서 문득, 단 한 번의 결손이 전체를 흔드는 순간이 왔을 때 관객은 이미 가족 식탁의 한 자리를 차지한 듯 가슴이 철렁한다. 켄 로치는 카메라를 인물의 어깨에 조용히 얹는다. 핸드헬드의 미세한 떨림이 바쁜 숨과 함께 박동이 되고, 자연광 아래 피부의 피곤이 거짓말 없이 드러난다. 음악은 절제되고, 대신 생활 소음이 장면을 메운다. 차문 닫히는 소리, 폰 알림, 비닐 테이프 찢기는 소리가 어느새 이 영화의 테마음악처럼 들린다. 공간 역시 꾸미지 않는다. 복도, 계단, 사무실, 주차장—어디에나 있을 법한 장소들이 스크린을 차지하며 “이건 당신 동네 이야기”라고 말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가르치려 들지 않고, 살아낸다. 리키의 눈빛에는 지치지 않으려는 사람의 고집이 서려 있고, 애비의 손놀림에는 직업을 넘어선 선의가 배어 있다. 아들은 벽에 선을 긋듯 자유를 찾아 몸부림치고, 딸은 말 대신 어른들의 체온을 먼저 알아차린다. 말 몇 마디, 숨 한 번, 눈길 한 번이 장면을 달리 만든다. “연기”라는 단어보다 “생활”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이 영화의 의미는 거창한 교훈이 아니다. 계약서의 문구와 영수증의 숫자 뒤에 가려진 얼굴들을 다시 보게 하는 일, 서로의 시간을 갉아먹는 구조가 결국 우리의 저녁 식탁을 흔든다는 자명한 사실을 체감하게 하는 일이다. ‘노력하면 된다’는 낡은 주문이 왜 어떤 이들에게는 더 가혹한 형벌이 되는지도 조용히 묻는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포옹 하나,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어떻게 하루를 버티게 하는지 끝까지 지켜본다. 왜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할까? 우리 모두의 호출음이 스마트폰에 울리는 시대, 누군가의 초인종을 누르는 그 손은 곧 우리의 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당신의 시간과 마음을 빼앗지 않고, 오히려 돌려준다. 가족의 숨, 노동의 체온, 삶의 무게와 빛을 또렷이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에, 조금 다른 결심을 얹어 준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초대에 응해 달라—이 영화를 놓치면 후회할 것.
Trailer예고편
Cast (7)출연진
상세 정보
- 개봉일
- 2019. 12. 19.
- 장르
- 드라마
- 러닝타임
- 101분
- 등급
- 12세관람가
- 제작국가
- 프랑스
-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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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상태
- 개봉
Filming Locations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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