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색깔을 잃어버린 시대, 혹은 색깔을 찾아 헤맨 한 여인의 비극적 초상 – 영화 <색깔있는 여자>

1980년대 한국 영화계는 격동과 혼돈의 시기였습니다. '3S 정책'의 그림자 아래 에로티시즘이 창궐하는 가운데, 산업적 토대는 부실했으나 오히려 그 모순 속에서 뜻밖의 실험과 장르적 시도들이 터져 나오던 시절이었죠.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의 한가운데서, 인간 본연의 감정선과 사회적 굴레를 치열하게 파고들었던 한 멜로드라마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1981년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색깔있는 여자>는 제목처럼 다채롭고도 슬픈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사랑과 희생, 그리고 위선의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영화는 낮에는 '푸른 언덕의 아이들' 원장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자애로운 윤시내를, 밤에는 '소희'라는 이름의 고급 콜걸로 이중생활을 하는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을 대비하며 시작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절박한 생계 때문인지, 혹은 시대가 강요한 비정한 선택이었는지, 시내의 삶은 극명하게 다른 두 개의 색깔로 칠해져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청년 한백민이 영농교사로 푸른 언덕에 오고, 첫눈에 시내에게 깊은 사랑을 느낍니다. 하지만 시내는 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하죠. 운명은 백민을 통해 시내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깁니다. 아이들의 선생인 정순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녀를 구하려다 백민이 칼에 찔려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백민의 깊은 사랑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시내. 그러나 순녀는 시내의 이중생활에 대한 의심을 품고 흥신소를 통해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쳐 백민에게 폭로하기에 이릅니다. 백민은 분노하지만, 이내 시내의 모든 행위가 아이들을 위한 희생이었음을 알고 그녀를 용서하려 합니다. 그러나 시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영화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마지막 외출을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며 여운을 남깁니다.


1980년대 한국 멜로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던 <색깔있는 여자>는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에로티시즘을 넘어선 깊은 드라마적 질문을 던집니다. 한 여성이 사회적 시선과 개인의 욕망, 그리고 타인을 위한 희생 사이에서 얼마나 고뇌할 수 있는지, 그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냈죠. 특히, 당시 최고의 여배우였던 장미희 씨는 낮과 밤의 극명한 대비 속에서 고아원 원장으로서의 따뜻한 모성애와 콜걸로서의 위태로운 삶을 오가는 윤시내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또한, 이영하, 원미경 씨 등 당대 청춘스타들의 열연 또한 이 영화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이면과 그 시대 여성들이 짊어져야 했던 삶의 무게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입니다. 사회의 위선과 개인의 비극적 선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의 관객에게도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옛 한국 영화의 깊은 정서와 탄탄한 연기 앙상블을 경험하고 싶다면, <색깔있는 여자>는 놓쳐서는 안 될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81-06-27

배우 (Cast)

러닝타임

95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화풍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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