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장난스러운 운명이 엮어낸 사랑의 서사시: 영화 <인연>"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때로는 운명이라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시작되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1997년 개봉했던 이황림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인연>은 바로 그 '인연'의 기묘하고도 유쾌한 장난을 스크린 가득 펼쳐 보였던 작품입니다. 당대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였던 박중훈 배우와 통통 튀는 매력의 김지호 배우가 만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남녀가 운명처럼 얽혀들며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냈죠. 90년대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함께, 예측 불가능한 인연의 힘을 믿게 만드는 이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능청스러운 바람둥이 지훈(박중훈 분)과 까칠하면서도 순진한 노처녀 양희(김지호 분)의 기막힌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증권회사에 다니며 카사노바와 돈 주앙을 스승 삼아 '여자 공략'에 여념이 없는 지훈에게, 양희는 말 그대로 '복병'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서른이 넘어 결혼해야 한다는 점쟁이의 말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으며, 사실은 수많은 총각들이 근무하는 빌딩에서 자신의 짝을 찾던 양희. 이들의 '악연'은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 지훈의 우산 끝에 양희의 스커트가 걸려 찢어지는 황당한 사건으로 불꽃처럼 터져 나옵니다. 첫 만남부터 지훈을 성추행범으로 몰아붙이는 양희와 능글맞게 상황을 모면하려는 지훈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예고합니다.
서로에게 최악의 첫인상을 남긴 두 사람은 이후에도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자꾸만 부딪치게 됩니다. 급기야, 각자의 복잡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지훈은 옛 애인을 따돌리려, 양희는 시골에서 올라온 아버지에게 결혼 상대를 보여주기 위해 서로의 '가짜 약혼자' 행세를 하게 되죠. 어색함과 오해 속에서 시작된 이들의 아슬아슬한 연극은 과연 진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인연>은 이러한 예측 가능한 해피엔딩의 로드맵 속에서도, 인물들의 유쾌한 갈등과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로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냅니다.

<인연>은 단순히 뻔한 로맨틱 코미디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황림 감독은 "기(氣)"라는 동양 사상을 통해 우연처럼 보이는 모든 사건들이 결국은 '필연'을 향한 과정임을 재치 있게 보여줍니다. 바람둥이 지훈의 넉살 좋은 연기와 콧대 높은 노처녀 양희로 완벽 변신한 김지호 배우의 상큼한 연기 합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과장된 상황 속에서도, 두 배우는 사랑의 시작점에서 겪는 설렘과 혼란, 그리고 결국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합니다.
따뜻한 웃음과 설렘 가득한 스토리를 통해 '인연'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인연>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짜증 나고 답답했던 관계가 사실은 하늘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영화는, 쌀쌀한 날씨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지금 다시 보아도 유쾌한 매력으로 가득한 <인연>과 함께, 운명 같은 사랑의 마법에 빠져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멜로/로맨스,코미디

개봉일 (Release)

1997-12-25

배우 (Cast)

러닝타임

102분

연령등급

18세미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율가필림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