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시네마 1998
Storyline
카메라 앞에서 비로소 마주한 우리, <가족시네마>
1998년, 한국 영화계에 한 편의 독특한 가족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입니다. 유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동시에 탐구하는 흥미로운 시도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듯 낯선, 혹은 낯선 듯 익숙한 가족의 풍경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이며, 우리는 과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진실된 모습을 마주하고 살아가는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이벤트 회사 직원 모토미(유애리 분)의 평범한 퇴근길은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고 맙니다. 20년 만에 자신의 집 앞에 모여 있는 가족들을 발견하면서부터 심상치 않은 사건이 시작됩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생일 파티를 시작으로 한, 그녀의 가족사를 다룬 영화 촬영 현장이라는 사실이죠. 포르노 배우로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고자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한 천방지축 둘째 딸 요코(마쯔다 이치호 분)는 촬영을 거부하는 언니 모토미에게 "자기 인생을 망칠 거냐"며 대들고, 별거 중인 부모님(양석일, 이사야마 히로꼬 분)은 놀랍도록 열성적으로 촬영에 임합니다. 오랜 공백으로 인해 서먹하고 접촉 불량인 가족들의 모습은 카메라 앞에서 또 다른 희극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촬영이 진행될수록, 20년 전과 다름없이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부모는 카메라 앞에서조차 욕지거리를 남발하며 싸우는 추태를 보이고, 감독과 스태프들은 이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열의를 불태웁니다. 이 모든 상황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모토미의 시선은 영화의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입니다. 가족의 화해 장면을 찍기 위해 노천탕으로 캠프를 떠나는 여정은 과연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진짜 가족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가족시네마>는 1998년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이는 비속어 사용과 거침없는 가족 갈등 묘사에 기인한 것으로, 단순한 성인 영화가 아닌 깊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제7회 춘사영화제 감독상과 제36회 대종상 영화제 각색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가족시네마>는 '카메라'라는 거울을 통해 각자의 상처와 욕망이 뒤엉킨 가족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연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진실해질 수 있을지, 혹은 카메라가 있기에 더 가식적이 될 수밖에 없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지금 다시 보아도 시대를 초월하는 통찰력과 예리한 유머 감각으로 무장한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아이러니를 경험해 본 모든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공감과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14분
연령등급
18세미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박철수필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