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낡은 아파트가 품었던 생명의 온기, 그리고 아름다운 작별을 위한 동행

재개발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사라져 가는 도시의 풍경은 늘 우리에게 씁쓸한 상념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여기, 단순한 도시의 기록을 넘어 그 속에 깃든 작은 생명들과의 공존을 사려 깊게 탐문하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정재은 감독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된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서울 동쪽 끝,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둔촌주공아파트가 재건축이라는 이름 아래 해체되는 과정 속에서, 인간과 고양이의 특별한 유대와 아름다운 동행을 그려냅니다. '고양이를 부탁해'로 도시와 청춘을 이야기했던 정재은 감독이 이번에는 도시의 생태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이곳은 오랜 세월 주민들과 고양이들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던 곳입니다. 하지만 재건축이 결정되고 주민들이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거대한 아파트 단지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 속에 잠기게 됩니다. 그곳에는 여전히 수백 마리의 고양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었죠. 텅 빈 건물들 사이로 무성해진 잡초, 떨어져 나온 콘크리트 잔해들은 고양이들에게 새로운 놀이터이자 은신처가 됩니다. 그러나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아파트가 완전히 철거될 날이 다가오면서, 고양이들의 안전한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이들은 '둔촌냥이'라는 이름으로 뭉쳐, 고양이들이 새로운 터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길고도 아름다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캣맘, 작가, 그리고 아파트에 대한 애정을 가진 평범한 이웃들이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의 삶에 귀 기울이며 이주 계획을 세우고, 중성화 수술(TNR)을 진행하며, 따뜻한 입양처를 찾아 나섭니다. 영화는 2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파트의 철거와 함께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과연 이들은 도시의 변화 속에서 작은 생명들과 행복하게 작별할 수 있을까요?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단순한 길고양이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는 도시라는 공간을 인간만이 소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 사회가 동물과의 공생에 대해 얼마나 고민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영화 속 둔촌냥이 멤버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감을 느끼는 우리 안의 선한 마음을 자극합니다. 특히 감독은 고양이들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닌, 도시 생태계를 함께 공유하는 독립적인 유기체로 바라보며 관객들이 동물 복지에 대해 더욱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합니다. 아파트라는 특정 공간의 소멸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생명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따뜻한 교감은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보금자리의 의미와 함께,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하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2022년 3월 17일에 개봉한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잠시 잊고 지냈던 공존의 가치를 되새겨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2-03-17

배우 (Cast)

러닝타임

88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사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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