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가장 솔직한 언어로 엮어낸 삶의 조각들: 영화 <컨버세이션>

김덕중 감독의 신작 <컨버세이션>은 제목이 암시하듯, 오직 '대화'라는 가장 본질적인 소통 방식에 집중하여 우리 삶의 단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23년 2월 23일 정식 개봉하며 관객들과 만난 이 영화는,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소이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일상적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대화의 순간들을 통해 인간 관계의 미묘한 결, 내면에 숨겨진 진실과 거짓, 그리고 삶의 불안과 희망을 탐색합니다. 말과 말 사이의 침묵, 표정,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감정의 조각들이 어떻게 하나의 온전한 서사를 만들어내는지를 목격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세 가지 흥미로운 대화의 풍경을 병렬적으로 배치하며 전개됩니다. 20대 후반, 파리에서 함께 유학했던 세 여자가 있습니다. 이제 30대 후반이 된 그녀들은 각자의 삶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지만, 오랜만에 시도하는 불어 대화를 통해 장난스러움 속에 감춰진 솔직한 이야기들을 꺼내 놓기 시작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경유하며 현재의 자신들을 들여다보는 그녀들의 대화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한편,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걷는 두 남자가 포착됩니다. 이들의 대화 속에는 한때 미묘했던 관계의 흔적들이 묻어 있으며, 이제는 그 기억들을 추억하는 데 머물러 있는 듯한 쓸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현재에 닿지 못하고 과거를 맴도는 그들의 대화는 관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듯한 남녀의 이야기도 펼쳐집니다. 어제부터 이어진 듯 오묘한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은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게임 같은 대화들을 이어갑니다.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그들의 핑퐁 같은 대화는 관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처럼 <컨버세이션>은 언뜻 독립된 세 가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대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의 역동성을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컨버세이션>은 대화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인물의 심리와 관계의 역사를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김덕중 감독은 전작 <에듀케이션>에서도 인물 간의 대화를 깊이 있게 탐구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대화 자체를 영화의 주요 형식으로 삼아 독특한 미학을 창조했습니다.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소이) 등 배우들은 엄청난 대사량을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소화하며 몰입감을 더합니다. 한정된 프레임 안에서 인물들의 평범하지만 미묘한 대화들이 어떻게 그들의 삶과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는지 경험하고 싶다면, <컨버세이션>은 당신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대화의 행간에 숨겨진 진심과 삶의 단면을 탐색하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주변의 대화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기타

개봉일 (Release)

2023-02-23

배우 (Cast)

러닝타임

120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풀잎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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