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악사 1987
Storyline
운명에 갇힌 사랑, 1987년의 슬픈 선율: <거리의 악사>
1987년, 한국 영화계는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깊이 있는 서사와 섬세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사회 비판적 시선으로 이름을 알린 정지영 감독의 초기작 <거리의 악사>는 멜로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미숙, 정동환, 이덕화, 이혜영 등 당대 최고의 스타 배우들이 펼치는 젊은 날의 찬란한 연기를 통해, 운명적인 사랑과 엇갈리는 인연, 그리고 아련한 슬픔을 노래합니다.
영화는 여고 동창생 서하(이미숙 분)와 재희(이혜영 분)의 엇갈린 삶을 그립니다. 서울로 떠나 대학생이 된 재희와 지방 소도시에 남아 회사에 취직한 서하. 서하는 우연히 만난 회사 사장 아들 윤수(정동환 분)와 사랑하지만, 윤수는 기차에서 운명처럼 재희를 만나 약혼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서하에게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상실감 속에서 지방 약학대학에 진학하며 새 삶을 모색하던 서하 앞에 정태(이덕화 분)가 나타나 새로운 인연을 맺는 듯합니다. 그러나 정태마저 군에 입대하고 월남전 참전 소식을 전하며 서하의 삶은 또다시 거센 운명의 파도에 휩쓸립니다. 졸업 후 윤수의 도움으로 대형 제약회사에 들어가지만, 재희와의 파탄 이후 집착에 가까운 애정으로 서하를 원하는 윤수와의 만남은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는데… 영화는 한 여인의 고단한 사랑과 삶의 여정을 통해 끝없이 반복되는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그림자를 짙게 그려냅니다.
<거리의 악사>는 1980년대 한국 사회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아련한 초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 의지를 뛰어넘는 운명의 거대한 힘을 이야기합니다. 이미숙 배우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는 서하라는 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더욱 가슴 아리게 전달하며, 정동환, 이덕화, 이혜영 배우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특히 이혜영 배우는 이 영화로 제2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인기상을 수상하며 그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정지영 감독의 초기 멜로드라마 연출은 이후 그가 보여줄 사회 고발적인 작품들과는 또 다른 결의 깊은 서정성을 담고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애잔한 주제곡과 함께 펼쳐지는 <거리의 악사>는 단순한 멜로 영화를 넘어, 삶의 아이러니와 인간 존재의 유한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작으로, 고전 한국 영화의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22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고려영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