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깽 1997
Storyline
멕시코 뜨거운 태양 아래, 잊힌 코리안들의 절규와 사랑
1996년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은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이주 역사를 스크린에 생생히 옮겨 놓은 작품입니다. 1905년, 지상낙원을 꿈꾸며 멕시코로 향했던 조선인들의 비극적인 여정을 담아, 그들이 맞닥뜨린 잔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의 존엄, 그리고 애틋한 사랑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잊혀진 역사의 아픔을 오늘날 우리에게 강렬하게 전달하는 걸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영화는 1905년 멕시코만, 새벽 안개를 헤치고 닻을 내린 범선에서 짐짝처럼 하역되는 조선인들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백정 출신 천동(임성민 분)과 몰락한 양반 가문의 딸 국희(장미희 분) 등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고국을 떠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린 것은 황량한 불모지와, 찔리면 살이 썩어 들어가는 독성을 지닌 '애니깽'(에네켄)뿐이었습니다. 용설란 농장에서 조선인들은 혹독한 감시와 학대, 숨 막히는 더위 속에 강제 노역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상투가 잘리고, 탈출 시도 시 총살당하거나 모진 고문을 당하는 비참한 현실이 이어집니다. 절망 속에서, 천동은 위기에 처한 국희를 구하고, 이를 계기로 신분을 초월한 두 사람 사이에 애틋한 감정이 싹틉니다. 천동의 기백과 국희의 강인함은 이 지옥 같은 땅에서 서로에게 유일한 위안이자 희망이 됩니다.
<애니깽>은 멕시코 이민 1세대의 고난과 투쟁,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처절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혼란한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섰지만, 약속과 달리 노예처럼 팔려가야 했던 우리 선조들의 슬픈 역사를 마주하게 합니다. 비록 개봉 당시 대종상 수상 논란이 있었지만, 영화가 담고 있는 역사적 메시지와 인간 드라마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역사의 뒤편에 묻혀 있던 '애니깽'이라 불리던 이들의 삶과 사랑, 고향을 향한 절규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뿌리와 정신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이민 역사를 이해하고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애니깽>은 놓쳐서는 안 될 명작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48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합동영화(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