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 2019
Storyline
억압 속 피어난 청춘의 노래, 끝나지 않을 여름의 찬가 '레토'
1980년대, 서구 문화에 대한 갈증과 사회 정치적 변화의 기운이 뒤섞였던 소련 레닌그라드. 그곳의 젊음과 저항 정신을 노래한 영화 <레토>가 스크린에 펼쳐집니다. 러시아어로 '여름'을 뜻하는 제목처럼, 이 영화는 억압 속에서도 뜨겁게 타올랐던 청춘의 한 시절을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그려낸 수작입니다.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칸 사운드트랙 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작품으로, 특히 한국계 러시아 록 스타 빅토르 최를 한국 배우 유태오가 연기했다는 점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영화는 자유로운 음악을 꿈꾸던 젊은 뮤지션 빅토르 최의 성장을 중심으로, 당대 록 스타 마이크 나우멘코, 그리고 그의 아내 나타샤와의 미묘한 우정과 사랑을 담아냅니다. 음악적 영감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 빅토르와 마이크는 소련의 통제 속에서도 록 음악의 새 지평을 열고자 고뇌하죠. 금기시되던 록 음악을 향한 열망은 그들을 하나로 묶지만, 시간이 흐르며 음악적 견해차는 물론, 나타샤가 빅토르에게 이끌리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됩니다. 영화는 흑백의 미학을 통해 시대적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포착하며, 통제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록 클럽의 관중들이 환호 대신 박수만 쳐야 했던 답답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처럼 감독은 시대의 어두움을 흑백으로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빛나는 청춘의 에너지와 강렬한 록 음악을 통해 끝없는 여름의 찬란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합니다.
<레토>는 단순히 한 음악가의 전기 영화를 넘어, 1980년대 소련의 시대적 전환점을 압도적인 영상미와 귀를 사로잡는 음악으로 직조해낸 뮤직 드라마입니다. "연출이 굉장히 뛰어난 영화"라는 이동진 평론가의 극찬처럼,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과 쉴 새 없이 흐르는 다채로운 음악은 관객을 1980년대 레닌그라드의 한가운데로 이끌 것입니다. 특히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빅토르 최 역을 맡은 유태오 배우의 열연은 압권입니다. 그는 러시아어 대사와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을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자란 한국인으로서 빅토르 최의 정체성에 깊이 공감하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억압적인 시대 속에서 피어난 젊음과 저항의 상징, 그리고 음악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레토>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입니다. 찬란하지만 쓸쓸하고, 격정적이지만 애상적인 그들의 '여름'은 오랫동안 당신의 귓가에 맴돌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