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카우 2021
Storyline
"고요한 미소, 따뜻한 연대: 미지의 서부에서 피어난 우정의 맛"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독특한 리듬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화려한 볼거리 대신, 미니멀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관계를 조명하죠. 2019년에 개봉한 그녀의 작품 <퍼스트 카우>는 19세기 미국 북서부의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예상치 못한 우정과 생존을 위한 여정을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낸 드라마 서부극입니다. 이 작품은 2020년 뉴욕 비평가협회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으며, 봉준호 감독 또한 영화의 오프닝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답고 시적인 영화"라고 극찬했습니다.
영화는 서부 개척 시대, 혼란과 기회의 땅인 1820년대 오리건 준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사냥꾼 일행의 말 없는 요리사 쿠키(존 마가로 분)는 어느 날 숲에서 발가벗은 채 숨어있는 중국인 킹 루(오리온 리 분)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타인의 온기조차 찾아보기 힘든 낯선 땅에서, 쿠키는 위험에 처한 킹 루에게 옷과 잠자리를 내어주며 뜻밖의 연대를 맺습니다. 몇 년 후, 정착촌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며 함께 새로운 삶을 도모합니다.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바로 마을에 도착한 '첫 번째 암소', 즉 유일한 젖소였습니다. 마을의 유력 인사 팩터 대령(토비 존스 분)의 소유인 이 암소의 우유를 몰래 짜내, 쿠키는 고향의 맛이 느껴지는 특별한 '오일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케이크는 금세 입소문을 타고 마을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두 친구에게 작은 성공과 희망을 안겨주죠. 하지만 그들의 소박한 꿈은 암소의 주인이자 마을의 권력자가 언제든 알아챌 수 있는 아슬아슬한 비밀 위에 놓여 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인용되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새에겐 새집이, 거미에겐 거미집이, 인간에겐 우정이."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은유하며, 관객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정서적 감흥을 선사합니다.
<퍼스트 카우>는 거친 서부극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사실은 물질주의가 태동하던 시기, 가장자리에 선 이방인들의 소박한 꿈과 강인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켈리 라이카트 감독 특유의 느리고 사려 깊은 연출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인간적인 순간들을 포착해냅니다. 4:3 화면비가 선사하는 고요하고 압축적인 미장센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19세기 서부의 풍경과 그 안의 인물들을 담아내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여운을 남깁니다. <퍼스트 카우>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자본주의의 시작과 이민자들의 삶, 그리고 그 모든 것 속에서 피어나는 순수한 인간적인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사색적인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캐릭터 묘사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고요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에 분명 매료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22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미국
제작/배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