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스템의 굴레 속, 간절한 외침에 귀 기울이다: 영화 <리슨>

2020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미래의 사자상(최고 데뷔작상)과 오리종티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아나 로샤 감독의 수작 <리슨>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외면당하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이 영화는,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 거대한 사회 시스템의 모순과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런던 교외에 정착한 포르투갈 이민자 벨라(루치아 모니즈 분)는 남편,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고단하지만 소중한 삶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실직과 가난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 애쓰던 어느 날, 청각장애를 가진 딸 루(메이지 슬라이 분)의 몸에 난 멍자국으로 인해 이들의 삶은 예상치 못한 소용돌이에 휩싸입니다. 복지 당국의 오해는 진실을 외면한 채, 벨라에게서 아이들의 양육권을 박탈하려는 위협으로 다가오죠. 어린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는 마치 범죄자처럼 취급당하고, 짧은 면회 시간마저 모국어 사용이 금지되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의 입양을 서두르며 가족을 갈라놓으려 하고, 벨라는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시스템의 무자비함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합니다. 그녀의 딸에게 나타난 멍은 혈색자반증이라는 질병 때문이었지만, 사회 시스템은 이들의 사정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리슨>은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냉철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이민자 가족이 겪는 비극을 그려냅니다. 단조로운 색감과 절제된 연출은 이 비극이 특별한 사건이 아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임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죠. 영화는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 아래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이 오히려 약자들에게 또 다른 절망을 안기는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약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리슨>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서사와 아나 로샤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리슨>은, 관객들에게 먹먹한 여운과 함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할 이 영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이시카와 케이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12-09

배우 (Cast)
러닝타임

119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영국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이시카와 케이 (각본) 이치카와 미나미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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