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여자 2020
Storyline
"파리에서의 20년, 서울에서의 찰나: <프랑스여자>, 기억을 유영하다"
김희정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 <프랑스여자>는 낯선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삶과 복잡하게 얽힌 기억, 그리고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한때 배우를 꿈꿨지만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며 살아온 '미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주연 김호정 배우를 필두로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 등 연기파 배우들의 밀도 높은 앙상블은 깊은 내면의 동요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2020년 6월 개봉 당시 “마음 속 심연을 다룬 예민하고도 밀도 높은 영화”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여자>는 단순히 한 여성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잠재된 그리움과 미완의 꿈들을 건드리는 ‘여성영화’로서 주목할 만합니다.
영화는 파리에서 20년 가까이 살다 프랑스인 남편과의 이혼 후 한국으로 돌아온 40대 후반의 미라(김호정 분)에게서 시작됩니다. 익숙하지만 낯선 서울에서 미라는 19년 전 함께 연극을 공부했던 옛 친구들, 영화 감독 영은(김지영 분)과 연극 연출가 성우(김영민 분)를 만납니다. 오랜만에 재회한 이들은 19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술집에 모여 과거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깊어가는 밤을 보냅니다. 그런데 미라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술집 안 풍경은 순식간에 19년 전, 그녀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의 송별회 자리로 뒤바뀝니다. 미라만이 40대의 모습 그대로이고 친구들은 20대의 젊음을 간직한 채 마주한 기묘한 상황.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이 뒤섞이며 미라는 선명하지 않은 기억 속에서 헤매고, 관객 또한 그녀의 혼란스러운 여정을 함께 따라가게 됩니다. 이 영화는 이처럼 뒤틀린 시공간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풀어내며,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혼란을 겪는 한 여인의 내면을 밀도 있게 조명합니다.
김희정 감독은 7년간의 폴란드 유학 생활과 프랑스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땅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김호정 배우가 연기하는 미라 캐릭터는 파리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과거를 오가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마치 이자벨 위페르를 연상시키는 고고하면서도 절제된 감정 표현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프랑스여자>는 관계의 상실과 고독감, 그리고 미완의 꿈을 이야기하면서도, 역설적으로 희망과 위로를 건네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공간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기억을 품고 우리를 기억하는 듯한 의미를 지니며, 특히 술집에서의 롱테이크 장면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합으로 과거와 현재의 분위기를 180도 전환시키는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 영화는 외로웠던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프랑스여자>는 예술가이자 여성으로서 살아온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담아, 복잡한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그려낸 김희정 감독의 숙련된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0-06-04
배우 (Cast)
러닝타임
89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인벤트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