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웃음과 눈물 사이, 삶의 아이러니를 노래하다: 영화 <잔칫날>"

때로는 인생의 가장 슬픈 순간과 가장 기쁜 순간이 기묘하게 얽히며 깊은 아이러니를 선사합니다. 2020년 개봉한 김록경 감독의 영화 <잔칫날>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수작입니다. 평범한 가족의 비범한 하루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밀도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배우상(하준), 관객상, 배급지원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습니다. 또한 하준 배우는 제30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며 그의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는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던 아버지를 간호하며 무명 MC로 생계를 이어가는 경만(하준 분)과 여동생 경미(소주연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고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밀려드는 장례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남매를 짓누릅니다. 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한 경만에게 때마침 지방 팔순 잔치 사회를 봐달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적지 않은 금액에 그는 고뇌 끝에 제안을 수락합니다. 아버지의 장례 둘째 날, 경만은 동생에게 장례식장을 맡기고 급히 삼천포의 한 궁지마을로 향합니다. 하지만 팔순 잔치를 진행하던 중 할머니가 쓰러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청년회장과 부녀회장은 경만 때문에 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오해하며 그를 붙잡습니다. 가장 슬픈 날, 울어야 할 상주가 웃음을 팔고 잔치에 묶여버린 기막힌 상황. 과연 경만은 무사히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을까요?


<잔칫날>은 ‘아버지의 장례식 날, 나는 잔칫집으로 향한다’는 부제처럼 죽음과 탄생, 슬픔과 기쁨이라는 상반된 감정 속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삶의 진한 페이소스를 전달합니다. 김록경 감독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장례식의 현실적이고 불편한 민낯을 섬세하게 담아냈으며, 관객들에게 진정한 애도와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만듭니다. 특히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적인 비애와 타인의 시선, 그리고 형식적인 위로가 난무하는 한국 장례 문화의 아이러니를 신랄하게 꼬집는 지점은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하준 배우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생계를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웃음을 팔아야 하는 경만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며 영화의 중심을 굳건히 잡습니다. 소주연 배우 역시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며 오빠의 부재와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는 경미 역을 통해 찐남매 케미를 선보이며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울고 싶지만 웃어야만 하는 주인공의 딜레마는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먹먹함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잔칫날이 아닌 잔칫날, 그 쓸쓸한 축제를 통해 가족과 삶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가족

개봉일 (Release)

2020-12-02

배우 (Cast)
러닝타임

108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스토리텔러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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