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여자 2020
Storyline
"일상의 결 위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균열: 도망친 여자"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일상적인 대화 속에 숨겨진 삶의 미묘한 파동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작품입니다. 2019년 개봉 이후, 이 작품은 제70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에게 첫 은곰상 감독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부쿠레슈티 국제 영화제 최고 각본상 및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과 영평 10선에 선정되며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깊은 통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김민희 배우와의 일곱 번째 협업작으로, 홍상수 영화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독보적인 미학이 스크린 가득 펼쳐집니다.
영화는 남편의 출장으로 홀로 시간을 보내게 된 감희(김민희 분)가 오랜만에 세 명의 친구를 만나는 여정을 그립니다. 남편과 5년간 단 하루도 떨어져 지낸 적 없다는 감희의 반복되는 말은 언뜻 안정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영화는 그 이면에 흐르는 묘한 공허함과 불안을 잔잔하게 드러냅니다. 친구들의 집을 찾아가고, 우연히 극장에서 마주치는 등 각기 다른 만남 속에서 감희는 친구들의 다양한 삶의 단면과 내밀한 이야기들을 접하게 됩니다. 이들은 이혼 후 새로운 동거인과 사는 친구, 예술가들이 모인 동네로 이사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친구, 그리고 과거 감희의 연인과 결혼한 친구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는 여성들입니다. 겉으로는 편안해 보이는 우정의 대화 속에서 예기치 않은 불편함과 미묘한 균열이 고요히 발생하고, 감희는 그 속에서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감정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고정된 카메라와 롱테이크로 이들의 대화를 따라가는 연출은 마치 관객이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사실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도망친 여자>는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 속에서 예측 불가능한 감정의 파고를 경험하는 모든 이에게 특별한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모든 여성이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감독의 말처럼, 제목이 내포하는 모호하면서도 본질적인 의미를 관객 스스로 탐색하게 합니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대화의 유희와 여백의 미학은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아도, 스크린 너머로 스며드는 깊은 공감과 질문을 던집니다. 감희의 눈빛과 표정 속에서 펼쳐지는 복잡다단한 심경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는 어느새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됩니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고양이의 존재감 역시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며, 관객에게 흥미로운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과 관계의 복합성에 집중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쌉쌀하고도 사색적인 여운에 기꺼이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0-09-17
배우 (Cast)
러닝타임
77분
연령등급
18세관람가(청소년관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영화제작전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