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괜찮다고 말하는 우리의 비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그늘 아래 세 자매가 폭발한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관계가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이승원 감독의 영화 <세자매>는 '가족'이라는 신성불가침의 울타리 뒤에 숨겨진 민낯을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입니다. 2021년 1월 27일 개봉하여 관객과 평단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이 영화는,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라는 대체불가한 세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세 자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그들이 오랫동안 짊어져 온 고통과 침묵이 얼마나 거대한 무게로 존재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영화는 각자의 삶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세 자매의 모습을 따라갑니다. 첫째 '희숙'(김선영)은 언제나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속으로는 암이라는 거대한 병마를 홀로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삶은 무심한 남편과 반항적인 딸로 인해 더욱 황량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한없이 미련할 정도로 착하기만 합니다. 둘째 '미연'(문소리)은 교회 성가대를 지휘하며 교수 남편과 아이들을 둔 완벽한 중산층의 삶을 과시하는 듯 보이지만, 그 완벽함 뒤에는 분노와 강박, 그리고 남편의 외도라는 균열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늘 기도하는 언니인 척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딸에게까지 감정의 폭력을 행사하는 이중적인 모습은 우리가 아는 ‘완벽함’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막내 '미옥'(장윤주)은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로, 매일 술에 취해 "나는 쓰레기야"를 외치며 주변을 괴롭히지만, 그 취기 속에서 그녀만의 솔직함과 고통스러운 외침이 엿보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듯 보이는 세 자매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의 자리, 하지만 이들에게는 수십 년간 덮어두었던 아물지 않은 상처와 '진정한 사과'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폭발 직전의 위태로운 평화 속에서, 결국 내면에 켜켜이 쌓였던 문제적 감정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세자매>는 단순히 가족의 갈등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승원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독특하고 불편하지만 깊이 있는 시선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과 외면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틀어 놓는지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문소리는 위선과 분노로 점철된 미연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영화의 중심을 잡고, 김선영은 괜찮은 척 웃음 뒤에 숨긴 희숙의 비극적인 슬픔과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냅니다. 장윤주 또한 모델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알코올에 기대 사는 미옥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거침없이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이 영화는 때로는 고통스럽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을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가족의 진실, 그리고 아물지 않은 상처를 마주하게 합니다. 진정한 치유는 상처를 직시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요구를 통해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음을 말하는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입니다. 내 안의 상처와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세자매>가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01-27

배우 (Cast)

러닝타임

115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영화사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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