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맞춰질 때: <소피의 세계>"

영화 전문 매거진의 수석 에디터로서, 우리는 때로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작품을 만납니다. 이제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소피의 세계>는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2022년 3월 3일 개봉하여 관객들을 찾아온 이 드라마는 김새벽, 곽민규, 그리고 아나 루지에로 등 섬세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특별한 감정의 파동을 그려냅니다. 북촌 한옥마을과 인왕산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놓쳤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게 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소피의 세계>는 잊고 지냈던 기억의 편린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의미를 직조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호스트인 수영(김새벽 분)이 우연히 여행 블로그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블로그는 2년 전, 즉 2020년 가을 수영과 남편 종구(곽민규 분)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던 여행자 소피(아나 루지에로 분)가 한국에서 보낸 나흘간의 기록입니다. 수영은 소피의 시선을 통해 최악의 시기를 지나던 남편 종구와의 당시 일상을 2022년 봄이라는 현재의 시점에서 되짚어보게 됩니다. 소피의 일기 속에서 다투고, 울고, 웃었던 그 시절의 '우리'는 어떤 마음을 남겼을까요? 그때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감정들과 사실들이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선명하게 이해될 것만 같은 섬세한 서사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는 마치 떨어진 낙엽을 그러모으듯이, 과거의 조각들을 정성껏 모으는 영화적 시도입니다.

이 영화는 거창한 사건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삶의 깊은 단면들을 길어 올리는 미덕을 지녔습니다. 관객들은 수영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낯선 이의 시선이 어떻게 익숙한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한 감독은 홍상수 감독의 세계관과도 비견될 정도로 고유한 무드를 만들어내며, 서울의 시간과 공간을 정갈하게 담아냅니다. <소피의 세계>는 관계와 기억, 그리고 재해석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차분하고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삶의 틈새에 숨겨진 '소피의 세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소중한 보석들을 다시 찾아 나서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따뜻한 위로와 깊은 사유를 놓치지 마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2-03-03

배우 (Cast)
러닝타임

114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마름모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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